
토트넘 홋스퍼가 손흥민의 마지막 시즌과 유로파리그 우승, 그리고 작별 과정을 담은 다큐멘터리 '손흥민: 홈커밍'을 공개했다.
토트넘 홋스퍼가 구단의 상징이자 전설로 남은 손흥민의 마지막 여정을 담은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손흥민: 홈커밍(Heung-Min Son: Homecoming)'을 17일 전격 공개했다. 토트넘 구단 공식 채널을 통해 공개된 영상은 손흥민이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보낸 마지막 시즌의 비하인드 스토리부터 동료들과 나눈 뜨거운 작별, 그리고 팬들에게 전하는 진심 어린 메시지까지 10년 세월의 무게를 고스란히 담아냈다. 손흥민은 2015년 8월 28일, 이적료 2,200만 파운드(약 400억 원)를 기록하며 바이어 04 레버쿠젠을 떠나 토트넘에 입단한 이래 강산이 변하는 시간 동안 팀의 핵심이자 주장으로 헌신했다.

영상 속 손흥민은 지난 2025년 12월 9일, 토트넘 팬들이 그토록 염원하던 유로파리그(UEL) 우승컵을 들어 올린 직후의 벅찬 감정을 회상했다. 손흥민은 "항상 가슴 한구석에 뭔가 하나가 빠져 있는 느낌이었는데, 마침내 마지막 조각을 찾았다"라고 고백하며 "토트넘에서의 커리어를 마무리하기에 이보다 더 완벽한 타이밍은 없었다"라고 이적을 결심한 결정적인 배경을 설명했다. 토트넘은 2008년 2월 24일 첼시를 꺾고 풋볼 리그 컵(현 카라바오 컵)에서 우승한 이후 무려 17년 동안 메이저 대회 트로피를 추가하지 못하는 긴 암흑기를 겪어왔다. 손흥민은 주장이자 에이스로서 구단의 오랜 숙원을 해결하고 명예롭게 퇴장하는 길을 택했다.

다큐멘터리에서 손흥민은 토트넘을 향한 변치 않는 충성심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주었다. 손흥민은 "다른 프리미어리그 팀으로 갈 생각은 단 한 번도 하지 않았다"라고 단언했다. 이어 "이 클럽과 팬들을 깊이 존중하기에, 잉글랜드 내에서 다른 팀의 유니폼을 입고 토트넘을 상대로 뛰고 싶지 않았다"라고 덧붙이며 라이벌 팀들의 제안을 거절한 이유를 밝혔다. 실제로 손흥민은 과거 사우디아라비아 클럽들로부터 연봉 400억 원이 넘는 천문학적인 제안을 받았을 때도 "돈보다는 축구의 자부심과 좋아하는 리그에서 뛰는 것이 더 중요하다"라며 잔류를 선택한 바 있다.

영상에는 손흥민과 동료들이 훈련장과 라커룸에서 나눈 애틋한 작별의 순간들도 가감 없이 담겼다. 평소 손흥민을 친형처럼 따르며 '리틀 쏘니'라는 별명까지 얻은 파페 사르는 이별이 믿기지 않는 듯 하염없이 눈물을 흘려 보는 이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파페 사르는 2023-2024시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에서 골을 넣은 뒤 손흥민에게 달려가 안기는 세리머니를 펼치는 등 각별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 아치 그레이, 브레넌 존슨 등 젊은 선수들 또한 팀의 정신적 지주였던 캡틴과의 이별을 아쉬워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늘 강인한 모습을 보여주던 손흥민 역시 텅 빈 라커룸에 홀로 앉아 흐르는 눈물을 닦아내며 지난 10년간의 치열했던 기억을 떠올렸다.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의 LAFC로 적을 옮긴 뒤 오랜만에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을 찾은 손흥민은 "토트넘은 언제나 제 집(Home)"이라며 "저를 토트넘의 선수로 영원히 기억해 주셨으면 한다"라는 마지막 부탁을 남겼다. LAFC는 2018년 창단해 2022년 MLS 컵 우승을 차지한 신흥 강호로, 손흥민은 가레스 베일, 위고 요리스 등에 이어 토트넘 출신으로 LAFC 유니폼을 입는 또 하나의 스타 플레이어가 됐다.

손흥민은 2015-2016시즌부터 2024-2025시즌까지 토트넘 통산 공식전 454경기에 출전해 173골 101도움이라는 금자탑을 쌓았다. 이는 구단 역대 최다 득점 5위, 최다 출전 7위에 해당하는 대기록이다. 무엇보다 손흥민은 2021-2022시즌 페널티킥 득점 하나 없이 순수 필드골로만 23골을 터뜨리며 모하메드 살라와 함께 아시아 선수 최초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득점왕(골든부트)에 등극하는 역사를 썼다. 또한 2020년에는 번리전에서 약 70미터를 단독 드리블하며 수비수 6명을 따돌리고 넣은 원더골로 국제축구연맹(FIFA) 푸스카스상을 수상하며 전 세계에 이름을 알렸다. 마지막 시즌, 유로파리그 우승컵까지 선물한 손흥민은 명실상부한 토트넘의 '리빙 레전드'로 남게 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