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트코인이 2025년 급등락을 거듭한 끝에 9만 달러 선에서 방향성을 모색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규제 명확성 확보와 제도권 자금의 재진입 여부에 따라 2026년 15만 달러 재도전이 가능하다고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10월 이후 분위기는 급변했다. 10월 초 관세 위협과 맞물린 200억 달러 규모 청산 사태가 발생하며 10월 6일 12만 6163달러까지 치솟았던 비트코인은 11월 말 8만 500달러까지 밀렸다. 12월 들어 9만 달러 안팎에서 안정을 찾았지만, 연간 기준으로는 약 3% 하락하며 높은 변동성만 남겼다.
2025년 4분기는 비트코인의 성격 변화가 뚜렷해진 시기였다. 주식이나 금과 함께 움직인다는 기존 인식과 달리, 비트코인은 두 자산 모두와의 상관관계가 약화됐다. 같은 기간 S&P500과 나스닥100이 각각 16%, 22% 상승하고 금 가격이 60% 넘게 급등한 것과 달리, 비트코인은 상대적 부진을 면치 못했다. 자금 흐름이 인공지능(AI) 주도 주식 랠리와 귀금속으로 이동하면서 암호화폐 시장은 위험자산 선호 회복의 수혜를 받지 못했다.
기관 투자자 신뢰도에도 균열이 생겼다. 2025년 상반기 각광받았던 디지털자산 트레저리(DAT) 종목들은 평균 43% 급락했고, 일부는 고점 대비 99% 폭락했다. 비트코인 현물 ETF도 11월 한 달 동안 전 세계에서 60억 달러가 빠져나갔고, 블랙록의 아이셰어즈 비트코인 트러스트는 5주 연속 자금 유출을 기록했다.
세계 최대 비트코인 보유 기업 스트래티지가 비트코인 매수를 일시 중단한 것으로 확인됐다. 23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스트래티지는 지난 21일 종료된 7일 동안 일반 주식 판매로 7억 4800만 달러를 조달해 현금 준비금을 21억 9000만 달러로 늘렸고, 비트코인 매수를 중단했다.
일본은행(BOJ)이 30년 만에 단행한 금리 인상에도 엔화 가치가 급락하며 비트코인이 반사이익을 누렸다. 일본 국제 금융 담당 차관 미무라 아츠시는 최근의 외환 시장 변동성을 일방적이고 급격하다고 비판하며 추가 조치를 시사했다. 현재 달러 대비 엔화 환율은 157.67엔까지 치솟았으며, 시장에서는 160엔 선 도달 시 당국의 실질적 개입을 예상하고 있다.
비트코인은 22일 기준 8만 8949달러에 거래되며 전일 대비 1.04% 상승했고, 주간 하락세를 딛고 지난 한 달간 5.9% 상승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번 상승이 엔화 약세에 따른 일시적 현상이며, 일본 당국의 시장 개입 시 비트코인 가격이 하방 압력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럼에도 2026년을 향한 낙관론은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 JP모건은 비트코인의 연말 하단을 9만 4000달러 수준으로 제시하며, 2026년에는 ETF 시장 재확대, 기업 재무 전략 재정비, 은행권의 스테이블코인·토큰화 확대를 배경으로 15만~17만 달러 접근이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다만 통화정책 재긴축, 글로벌 경기 둔화, 새로운 관세 리스크, 2026년 1월부터 시행되는 미국 국세청(IRS)의 암호화폐 거래 보고 강화는 잠재적 부담 요인으로 지목됐다. 시장은 결국 클래리티 법안 통과 여부가 2026년 비트코인의 추세를 가를 핵심 변수라고 보고 있다.
비트코인은 현재 8만 9000달러 선에서 2개월째 횡보 중이다. 시장 분석가들은 투자심리 회복이 더디고, 연준의 매파적 기조와 일본은행 금리 인상 결정에 따른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형성됐다고 분석했다. 내년 정책 통과와 기준금리 방향성이 관건이라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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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혜 기자 bjh@bntnews.co.kr





